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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정책의 이념

by 레몬트리82 2022.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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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문화정책에 대한 정채기 이념과 가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정책 이념으로 가장 포괄적인 이념을 들자면 민주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 공산주의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은 모든 정책 영역에 걸쳐 정책 목표를 결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대안을 선택하며, 결과를 평가하고, 정책 수행 동기를 촉진하는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념들은 모든 정책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포괄성을 가지고 있는 대신 그만큼 문화정책의 특성에 대한 적실성은 부족합니다.

 

이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포괄적이고 체계화의 정도도 낮기는 하지만 문화정책 영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념으로 개인주의 (individualism)와 집단주의(collectivism)를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체계적 사실을 의미하는 주의로 부르기도 하지만 이념을 구성하는 특수한 가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주의의 경우는 자유주의(liberalism) 또는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이며, 집단주의는 사회주의 또는 전체주의의 핵심적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념에 따라 정책의 목표나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개인주의에 기초한 문화정책은 집단주의 이념을 따른 정책과 대조될 것입니다. 개인주의는 사회의 실체를 개인으로 보고 사회의 원동력이 사람들의 개별적 활동에서 나온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보호, 그리고 개인들 간에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규정합니다. 각 개인은 개인의 업적에 따라 보상받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의무를 지게 되기 때문에 자원의 배분과 업적에 대한 보상이 가장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일어나는 곳은 시장이며 시장은 여기에 참여하는 개인들 간의 교환을 통해서 전체의 사회적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서 집단주의는 개인 이상의 사회 실체성을 인정하고 사회 성원들의 공동체적 성격을 강조합니다. 집단주의에서는 개인은 사회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고 사회 안에서만 자유와 권리가 보장된다고 주장하고, 따라서 개인의 자유, 권리, 책임은 사회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개인의 이기심은 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가져오고 자유경쟁은 사회적으로 자원의 장비와 불평등을 심화시켜 결국 자유와 복지는 소수의 전유물이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는 이념이기 때문에 이들의 상반된 주장 중 어느 편이 옳고 어느 편이 틀렸다고 객관적 검증을 통해 판단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이념의 효과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신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정책 이념이 개인주의일 때와 집단주의일 때의 문화정책의 차이를 비교하면 정책과 이념의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할게 됩니다. 우선, 개인주의가 정책 이념 일 때 선정되는 문화정책은 자유주의 유형의 문화정책이라고 그 특성을 말할 수 있습니다. 자유주의 문화정책은 무엇보다도 명시적인 정책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색입니다. 개인주의는 민간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할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대해서는 특히 개인의 주관적 판단만이 이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국가가 문화예술의 발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집행한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문화예술은 창작자들이 외적 요건에 구애받지 않고 순수하게 각기 자신의 내적 창조 욕구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생성되고 시민들은 각자의 기호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이를 수용하는 것이 문화예술의 바람직한 사회제도라고 보기 때문에, 개별 수요와 공급이 자유롭게 만나는 시장이 문화예술의 가장 효율적인 활동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는 문화예술 시장이 외적 제약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수동적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 개인주의의 입장입니다. 이러한 이념 하에서 자유주의 문화정책은 문화예술인의 표현의 자유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하고, 그다음에 문화예술 시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때는 부득이 정부가 이를 지원해 원활한 기능을 회복하도록 한다는 것을 이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유주의 유형의 문화정책은 국가 단위의 문화 발전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으며 또 정책 수립이나 집행을 정부 기구가 하지 않고 공익 민간 기구가 이를 담당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랜 개인주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다원주의 국가인 미국이나 영국은 전형적인 자유주의 문화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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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집단주의가 정책이념일 때 문화정책은 구성주의 유형이 됩니다. 창작이거나 소비이거나 문화활동은 개인의 자유로운 행위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권리와 의무가 수반되는 행위라는 것이 집단주의의 문화관이기 때문에 문화의 사회적 창작과 소비를 위해 정부는 포괄적이고 치밀한 정책을 수립해 추진할 의무를 집니다. 구성주의 문화정책은 문화예술 모든 영역에 걸쳐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문화예술인들에 대해서 문화정책에서 설정한 목표와 수단에 따라 활동하도록 요구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지원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엄격한 제재를 가합니다.

예술론의 관점에서 보면 개인주의 이념은 순수 예술론과 일치하는 이념이고 집단주의 예술 사회론의 입장과 일치하는 이념입니다. 따라서 이념으로서 개인주의와 예술론으로서의 순수 예술론 그리고 정책 유형으로서 자유주의 문화정책이 같은 맥락에 있으며, 그와 대조적으로 집단주의-예술 사회론 - 구성주의 문화정책이 맥락을 같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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