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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문화와 다양성 있는 지역문화의 진흥

by 레몬트리82 202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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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세 이전의 일본은 주로 대륙과 반도로부터의 문화를 수용하면서 이들을 소화, 흡수하여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해 왔습니다. 그리고 메이지 시대를 맞이하면, 서구의 문화가 적극적으로 섭취되어, 그때까지 축적해 온 전통문화와 융합하면서 오늘날의 문화를 형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시아 대륙의 동쪽에 위치하는 섬나라라는 지리적 환경에서, 일본문화의 형성에는 역사적으로 다음과 같은 반복이 보입니다.

 

즉, 국가가 밖으로 적극적으로 열려있는 시대에는, 항상 밖으로부터 문화의 물결이 반복해서 밀려와,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큰 비중이 두어져 있었습니다. 단, 이경우에도 새로운 문화의 수용에는 어느 정도의 선택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일단은 받아들여도 국민성에 맞지 않아 버려지는 것도 있었습니다. 한편에서 새로운 문화의 도래에 따라, 당연히 쇠미, 소멸해 간 재래의 문화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이 시기에는 신구의 문화가 서로 긴장을 유지하면서 병행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바뀌어 국가가 닫히거나 대외교류가 소극적이 되면, 시대의 추이와 함께 이 새로 들어온 문화들은 점차 정착하여, 숙성, 심화해 가거나 일본 독자적인 것으로 변용해갔습니다. 재래의 문화도 새로운 문화로부터 자극을 받아, 상호 간 대립, 갈등을 반복하면서, 점차 융화, 혼합하여 새롭게 고유의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더불어 발생지나 경유나에서는 이미 소멸한 문화 가운데, 일본에 잔존하여 전통문화의 구성요소를 이루고 있는 예도 많습니다.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은 주로 서구문화의 수용에 전력을 기울여 왔지만, 오늘날에는 세계의 모든 문화와의 교류가 빈번히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보편적 성격을 지녔다고 여겨지던 서구문화의 영향은 지금부터도 여전히 계속되겠지만, 그 반면에 그 일반적인 우위성은 반성되고 있으며, 각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재인식되어, 상대화하여 파악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전통문화와 서구문화에 의해 엮어진 일본 현대문화에 타민족과의 문화적 접촉이 더해져, 오늘날에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토양이 길러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문화의 지리적 전개

한편, 일본문화의 지리적인 전개, 즉 그 '중앙성'과 '지방성'에 대하여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조망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추이가 보입니다. 일본 역사상, 무로마치 시대 중엽까지, 문화의 거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유일하게 '도움'뿐이었습니다. 특히 헤이안 시대 이후는 교토가 문화의 중심으로서의 지위를 계속해서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전국 기를 거쳐 애도 시대로 들어가면, 교토 외에, 정치 도시인 에도, 경제도시인 오사카, 해외에 열린 개항도시 나가사키를 더한 4개 도시가 문화적으로 발군의 지위를 차지하는 한편, 막 부제의 확립에 따라 죠 카마치를 중심으로 각지에 다극적인 문화의 거점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메이지를 맞이하면, 중앙집권제 아래에서 동경의 비중이 점차 커져가, 특히 제2차 대전 후는 동경이 문화적으로 돌출한 지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어느 시대에나 일본인의 심점을 뿌리 깊게 지배하고 있던 것이 중앙과 지방의 문화라는 절대적인 격차 의식이었습니다. 다극화 경향이 비교적 강해졌던 에도시대에도 그 전반은 교토와 오사카에 대한 동경심이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후반은 '화려한 애도'를 향해 지방 사람들을 몰아갔습니다. 이것은 지방 사람들의 마음속에 문화적 열등감이 지워지지 않은 채로 가로놓여 있었다는 증거로 무엇이건 간에 중앙의 문화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간주하여, 중앙의 잣대에 의해 지방의 문화를 가늠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따라서, 문화는 항상 중앙으로부터 흘러오는 것이며 얼마나 빨리 이를 받아들여 그 수준을 따라잡을까 하는 것이 지방의 중심적인 과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바로 최근까지 계속되었으며, 동경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과 더불어 일반적으로는 동경이 중심이라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말부터, 이러한 사고방식에 대한 반성이 생겼습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각지에서 중앙문화의 우월성이라는 역사적 인식에서 탈피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문화의 자율성을 확립해 가려는 움직임이 현저히 보이게 되었습니다. 21세기를 맞이하여 이 경향들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부터 비로소 지역문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일본문화를 전개할 가능성이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 수준의 달성과 국내적 다양화의 추진

이상과 문화 형성의 역사적 원동력과 그 지리적인 전개에는 일본 문화정책의 가야 할 방향성의 하나가 시사되어있습니다. 우선, 문화 형성의 역사적 원동력에서 보는 수용에 관해서는 근세 이전에는 중국이 메이지 이후에는 서구가 각각 '문화적 중앙'으로 간주되어, 일본은 스스로를 '문화적 지방'으로 관념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러한 문화적 열등감 내지 상황을 극복하여, 일본 독자적인 문화를 창조해 가는 자세가 요구되었습니다. 

서구문화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문화의 수용에 일정의 배려를 하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향후 보다 중요한 점은 국제적으로 평가할 만한 문화의 창조와 발신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예술문화는 문화의 정화로서 한 나라의 문화의 근간을 형성하고 국가의 품위를 높이며 문화 일반을 견인하는 것이기에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는 '예술문화의 진흥'을 도모하여 문화 각 장르의 국제적 수준의 달성, 나아가서는 그것을 능가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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